변두 창신동
서울로 이사 와 처음 살았던 동네
타향의 서러움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고
두 큰 절이 가깝던 산꼭대기 동네엔
가난한 서민 아파트만 즐비했었지
올라가기 힘든 비탈진 깔끄막
겨울이면 빙판 되어 썰매장이 되고
잘나고 못남 없이 목청만 크면 되던
하루하루를 힘들게 견뎌 내던 곳
동대문과 삼선교, 안암동 가는 길목
그 중간에 있어도 언제나 변두리였던 곳
그곳에서 처음으로 라면 맛을 알았고
번데기의 깊은 고소한 맛에 빠졌었지
생칼국수 파는 가게가 단골이었고
하얀 소기름이 둥둥 뜨면 마냥 행복했지
차비 아끼려 스처 지나던 양지회관 버스 정류장
파출소 앞 지날 때면 괜히 움츠러들던 날들
이제는 그 가난하고 서럽던 시절도
소년의 아련한 꿈과 추억이 되어
친구들과 함께 창신동 언덕에 남아 있네
나의 쓸쓸하고도 따뜻했던, 두 번째 고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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