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어가는 상실
동녘이 어둠을 밀어내면
빈 몸으로 집을 나선다
꼬깃 접은 주머니 속 지폐 한 장
이리 만져 보고 참아도 보고
허기져 들이켠 막걸리 한 사발
식어 버린 가슴에 불붙였다
얽히고설킨 숨 막힌 사연
가파른 고갯길엔 힘이 부치고
한숨조차 나이를 더하니
깊어지는 주름살 동행하며
쉰 목소리는 길 끝에 머문다
갈라지는 이정표 아래
목적지를 잃어버린 긴 그림자가
제 꼬릴 잡고 길 위에 누워 있고
우듬지에 걸쳐진 띠구름
초점 없는 눈으로 멀거니 보니
빈 하루가 먼지 되어 날아간다
침묵의 여유는 살갑게 다가와
알 수 없게 매달리고 꿰어져
홀연히 그 뒤를 이어가고 있지만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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