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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주에 닿지 않은 말

김명주

파주 못 미치는 기차를 타고 입 다물고 간다 구파발 지나 칸마다 자리가 혼자 앉는다 실 꿰지 않는 바늘을 판다 천원에 두개 눈 감고 바느질 침침한 밤을 잇는다 내일은 이틀이 하루가 되듯 길어 이천원 내민 여자의 주름이 먼저 묻는다 역 하나 채 지나는 동안 실 하나 사지 않은 당신은 전화기에서 떠나지 못한다 노란 종이 까만 글씨가 굵게 프린트된 무릎이 기어간다 잘린 팔 하나로 도움을 들이내민다 반소매 나와 끊긴 맨살 허우적거리며 날아다닌다 두 정거장 겨우 지나 눈 대신 더듬는 지팡이 한 손 때 젖은 플라스틱 바구니 든 바람이 숨을 막는다 눈길 따라붙지 않는 걸음이 다음 칸으로 지나가도록 언덕 너머 둔 눈이 가슴에서 굴러다닌다 역 마다 타래같은 시선이 풀어가고 어깨가 전화속으로 사라진다 벌써 파주에 못 닿은 대화 얼굴만 쓰다듬고 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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